'어느 문화인류학자의 인도네시아 깊이 읽기'
재밌겠다! 생각하고 사고선 읽을 기회가 없어서(라고 쓰고 노느라 안읽은) 방치되어 있던 책이었다.
이번에 책장 정리하면서 기회는 이때다 하고 본가로 올때 가져와서 읽었다.
동남아라고 하면 생각나는건 여행, 한류, 치안문제? 정도가 생각난다. 노출되는게 그정도밖에 없어서..?
사실 교수님들이 쓴 글은 읽기 어렵다는 생각이 틀어박혀 있다. 특유의 그 딱딱함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그냥 그 교수님을 싫어해서 그런걸까 어떤걸까.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도 있지만 일반인을 독자로 한 글쓰기가 정말 좋은거구나 싶었다.
글을 써도 읽는 사람만 읽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리면 진입장벽이 너무나 높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쉽게 쓰여진 책에도 문화나 생활 양식 등 다양한 면모들을 볼 수 있지만, 깊이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
책에서 읽는 것 중 기억에 남는건 몇몇 에피소드와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특히 책 뒷면에도 어느정도 있지만 밥솥과 관련된 에피소드.
밥솥의 구매에서부터 택배로 부치기까지.
내가 모르는 정보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하기보다는 애매한 정보여도 일단 알려준다는 것.
표리부동을 인정한다는 것.
참 세상은 다양하다!
"표리부동이 일상적인 모습으로 정착됨으로써 사람들은 타인과 나누는 상호작용에서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게 된다. 타인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고민할 필요가 없으며,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만 초점을 맞추면 되기 때문이다. 외적인 모습이 내면적 상태의 표현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갭이 가져올 갈등 역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 표리부동을 인정한다는건 여러 생각이 들게 만든다. 과연 이사람은 나와 진심인걸까 하는 생각과 겉으로 잘지내면 장땡이구나 하는 그런 생각..? 어찌 보면 관계 형성이 편하고 스트레스 안받아서 좋다는 생각도 든다. 매번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아 이사람은 거짓말을 하는구나- 라던가 이사람 가식떠네- 하면서 괜히 마음줬다가 상처받는 일을 겪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이다. 어찌보면 인정할건 인정하자는 식인듯 싶다. 나 혼자 힘들어해봤자 변하는건 없으니까?
느림에 대한 얘기도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행정업무도 느긋한걸까 싶기도 하다.
물론 만능도구 돈이 있으면 빠른 일처리도 가능하지만..
내심 돈이 뭐길래- 라는 생각도 든다.
책을 읽다보니 느낀거지만, 단순히 흥미로운 글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학술적 측면?을 고려하면서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뭔가 단순히 받아들이면 안될거같은데 막상 학술적 이라고 하면 무엇을 수용하고 비판하고 궁금해해야할지 막막해지는 그런거랄까.
궁금증이라 하면 있긴 있다.
1) 인도네시아가 이슬람 영향권이 미치는데, 그럼 이곳도 여성 인권에 대해서는 낮은 것일까 하는 그런 생각.
2) 경제 구조에 대해 변화 양상은 없을까 하는 생각.
3) 공무원도 뇌물을 받는데(빠른 일처리의 방법), 공무원 윤리라던가 그런건 따로 적용이 안되는걸까 하는 생각.
정도..?
물론 찾으면 나올거같지만 다음에 찾기로 한다는 기약없는 다짐을 한다.
책의 마지막에도 이야기가 있었지만 낯선 것을 볼때면 처음엔 흥미롭다가 익숙해지면 흥미가 식어버리고 자연스레 넘기는 경우가 더러 생긴다. 새삼 이런 것들을 다른 시각에서 본다는 것, 혹은 왜 그럴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문화인류학에선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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